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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나리 영화를 봐야할까? 주관적인 영화 후기 (약스포)
    인사이트/영화 2021. 6. 2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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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정 배우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화재가 된 미나리

    # 미나리를 봐야 할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불량식품 같이 불량한 맛은 없으나 곰탕처럼 진한 맛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봐야한다.

    # 미나리는 그럼 어떤영화?
    미나리 영화를 만든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영화로 1980-90년대 아메리카 드림을 외치며 미국에서 삶을 살고 있었던 한인들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다.

    # 왜 제목이 미나리인가?

    미나리는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로 미국에서 어느곳에서든지 잘 살려고하는 한인들을 비유한 것으로 보여진다.

    # 배우

    워킹데드로 잘알려진 스티븐연, 윤여정 배우, 한예리가 나오며 아역으로는 앨런 김, 노엘조가 나온다.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력은 대체적으로 아쉬운점이 없었으나.. 개인적인 의견으로 한예리님이 왜 한국인 같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아서 아쉬웠다. 하지만 외할머니가 떠오르게 했던 윤여정배우님의 연기는 너무 따뜻했다.

    # 감상후기(여기서부터는 스포가 들어가있습니다.)

    미나리의 첫 장면은 희망차기 보다는 담담했다. 여행을 가는건지, 이사를 가는 건지 알 수 없이 운전을 하고 있는 모니카(한예리) 그리고 그 차에 타고 있는 아들 데이빗(앨런 김)의 모습에서는 사실 즐거움 보다는 걱정과 우려가 섞인 표정이 담겨 있었다. 그 중에서도 깨져있는 자동차 유리 넘어로 보이는 자연의 모습과 들떠있지 않은 데이빗의 모습을 통해 아마도 이사를 가는 것이고, 그리고 주변환경이 도시이기보다는 농촌이라는 것까지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이 가족의 가장으로 보이는 제이콥(스티븐연)은 무언가 뿌듯하며 자랑스러워하는 듯 가족들에게 집을 보여주고, 모니카는 어이가 없어하며 그집을 멍하니 보는 모습을 보며, 이 이사는 합의가 되지 않은 이사임을 알 수 있었다. 모니카의 "여기 대체 어디야?"라는 말에 제이콥의 "죽이지?"라는 언밸러스한 대화는 이 가족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음 또한 짐작케한다. 모니카의 굉장히 썩어있던 표정이 ㅎㅎ;; 저 시대의 가족뿐아니라 현 시대의 많은 가족들에게서도 볼 수 있는 대화와 표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이콥은 왜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 왔을 까? '농사'를 지으러 왔다. 그것도 한국 채소를 팔아 한인상점에 유통할 계획으로 한국 식자재 사업을 하기 위해 아칸소를 '집'으로 정했다. 사업적으로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사람들의 한국음식 사랑은 남다르기 때문에 한국 음식 식재료를 생산한다는 것은 괜찮은 방향성은 분명하다. 이렇게 불모지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한 마음은 두 부부의 상황을 보면 이해를 충분히 할 수 있다.

    부부 제이콥과 모니카는 둘 다 같은 일을 하는데 병아리의 암수구분을 하는 것이었고, 매일 병아리의 생식기를 확인하는 제이콥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계속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었을 것같다. 또 제이콥은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성공'에 대해 매우 목말라 있었는데, 후반 모니카와 말다툼을 하는 장면에서 "애들도 아버지가 한번쯤은 뭘 이루는 것을 봐야 할 것 아냐?"라는 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나리 안에서 이 가족에게는 여러번의 시련과 위기가 찾아온다. 첫번째 시련인 토네이도. 지역으로 토네이도가 찾아오면서 물난리를 겪게 되는데, 이때 모니카는 내가 이렇게까지 살아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고, 일을 해야했던 모니카는 아이들을 돌봐줄 수 있는 어머니, '순자(윤여정)'의 도움을 받게 된다. 순자가 집에 오면서부터 이제 이야기는 아들인 데이빗과 순자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데이빗은 "할머니는 진짜 할머니 같지 않아요"라며 한국적인 할머니의 모습을 처음보고,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는 서양?스러운 할머니와 다른 순자를 보고 순자를 꺼려한다. (데이빗이 생각한 할머니 다움은 파이를 준다던가, 서양 교과서?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순자에서는 볼 수 없었기에 자꾸 밀어내려했던 것 같다.)

    한국적인 가족의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회초리 장면은 가장 명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회초리'라는 단어는 현 시대에는 잘 쓰이지도 않지만, 과거에 '사랑의 매'라고도 불렸을 정도로 한국적인 가족의 사랑의 뜻이 담긴 단어이기도 하다. 서양에서는 아이들에게 '체벌'을 한다라는 것은 '학대'로 보여질 수도 있다. 최근 정인이가 아동학대로 고통스럽게 하늘나라라고 떠나게 만든 것은 학대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 시대의 부모가 자녀에게 내리는 회초리는 그 의미가 다른 것 같다. 물론 폭력은 좋지 않다. 어찌되었든 제이콥이 데이빗을 혼내기 위해 회초리를 가져오라는 장면, 데이빗이 스스로 회초리를 가져오는 장면(비록 ㅎㅎ 귀엽게 얇은 것을 가져왔지만)과 얇은 회초리를 가져온 데이빗에게 순자가 잘했다며 이뻐해주는 모습은 정말이지 왜이렇게 사랑스러웠는지 모르겠다. 여러 명장들이 따뜻하고 아름답다라는 단어를 쓴 것에 이 장면을 통해서 공감할 수가 있었다.

    미나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손주들과 '고스톱'을 치고 있는 순자의 모습이다. 좋아하는 이유는 외할머니의 모습이 생각나서이기도 하고, 데이빗이 할머니와 가까워지게 되는 첫장면, 그리고 데이빗이 모니카의 모성애로 인해 성장하지 못했던 울타리를 깨는 순간이기도해서 미나리의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 장면에서 데이빗의 의심스러운 눈빛 귀엽...ㅎㅎ;;

    첫번째 시련인 토네이도 이후 에도 무료 지하수가 나오지 않아, 데이빗의 농작물이 시들어가면서 돈을 내고 지하수를 쓰게 되는 시련(비용을 납부하게 위해 대출을 받는..), 공급처의 변심 등 시련들이 계속 생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처럼 매순간 이가족에게는 시련이 찾아온다.

    하지만 가족들이 시련을 겪게 됨에도 미나리만은 알아서 잘자준다. 특히 이 미나리 장소가 특별한 건 모든것을 조심해야했던 데이빗이 울타리에서 벗어난 장소이기 때문이다. 데이빗은 누나인 앤(노엘 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순자가 찾아낸 미나리가 잘자라는 장소를 서슴없이 들어가는 모습은 데이빗이 성장하겠구나, 혹은 앓고 있는 병은 충분히 이겨내겠구나는 희망을 암시해줬다. 모니카는 할머니랑 미나리 스팟?에서 물을 떠온 사실에 과잉보호를 하는데 순자는 "아프면서 크는거야"라며 정말 ㅎㅎ 한국적인 말을 해줬다.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아프면서 크는거야! 이 영화가 좋은게 어렸을때 많이 들었던 말들을 듣게 해준다. 그 말들이 할머니인지, 엄마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따뜻한 말들을 생각나게 해준다는게 큰 고마움같다.

    사실 영화의 제목인 미나리는 영화에서 몇몇 장면에서만 조금 나온다. 3번 정도 였던것 같은데, 시들지 않는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제이콥의 작물과 대비되게 매우 잘자라고 있는 미나리의 모습을 보여줬다.


    미나리의 마지막 시련은 할머니의 중풍
    영화 흐름에서 너무나 갑적스러운 예고되지 않은 중풍이었는데, 김이삭 감독이 실제로 경험했던 것 같다. 예고치 않은 할머니의 중풍, 혹은 죽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도 정말 갑작스럽게, 예상하지 못했던 외할머니의 죽음을 경험했었고,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전개가 공감이 갔다. (뜬금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이 영화는 그런 예고치 않는 삶을 보여준 것 같다.)

    할머니의 중풍이 있었지만, 반면 데이빗은 할머니와 운동(미나리 장소에서 물을 기르는 행동)을 하면서 건강해 지게 되었는지... 심장병이 좋아진 것을 의사에게 확인 받았다. 또 제이콥의 농작물을 팔 수 있는 거래처도 생겨나면서 모두가 행복해지는가 했지만... 마지막 화재로 제이콥이 이루고 싶었던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이 장면이 너무 가슴아팠던건 아픈 와중에도 딸 가족에게 무엇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했던 행동이 딸 가족의 모든것을 없애는 결과를 만들었는데, 잔인했고 답답했다.

    순자는 모든 걸 망쳤다는 생각에 혼자 어디론가 걸었다. 하지만 다쳤던 데이빗을 걱정하며 치료해줬던 순자를, 뛰지도 못했던 그 꼬마가, 할머니 덕분에 강해진 심장을 가지고 마구 뛰면서 데이빗은 "할모니, 이쪽아니에요! 우리집은 이쪽이에요! 우리랑 같이 집으로 가요 할모니!" 라면서 할머니를 잡는다.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할머니 같지 않았던 순자를, 데이빗은 집으로 할머니를 데리고 간다.

    할머니가 씨앗을 뿌린 미나리 밭에 제이콥과 데이빗이 미나리를 따면서 맛있겠다고 하며 이 영화는 끝난다.

    낯선 땅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간 영화 미나리,
    여운이 많이 남는 그런 영화다.

    이상 미나리 후기 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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