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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을 살면서, 공동체 생활을 시작 한 뒤로 단 한번도 친구가 없던 적이 없다. 유치원, 초등학교, 학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사회에 나와서까지 희노애락을 공유하는 친구가 항상 존재했다. 어릴때는 친구들과 단순히 노는 것이 좋아서 어울렸던 것 같고, 중고등학교 사춘기가 지나가면서 단순히 노는 것 외에도 여러 감정을 친구들과 공유를 했었다. 내가 잘하는 걸 자랑하거나, 나의 경험을 공유하거나, 또 같이 공부를 하거나, 놀거나 등등 친구라는 존재는 '같이' 무엇을 하는 놈들이었다. 그렇게 난 35살이 되었고, 돌이켜보니 친구라는게 무엇인지 잘은 모르겠다.
과거에 친했던, 오랜기간 친했던 친구 중 더이상 연락을 하지 않는 놈도 있고 가끔 보더라도 그럭저럭 그 순간이 즐거운 놈도 있고, 정말 잘 되었으면 하는 응원을 하는 놈도 있다. '관계'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을 때가 있었는데, 어느 덧 이제는 '관계'의 끈을 유지하는게 스트레스가 된다면 그 끈을 잡기엔 벅찬 나이가 되어버렸다. 뭐 손절이라고 많이들 말하는데, 나도 모르게 손절을 당했거나 내가 손절을 한 상황이 있긴 있는듯 하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고미란(엄정화)과 정은희(이정은)는 서로가 죽마고우라고 여기며 몇십년을 살아왔다. 둘의 관계는 친구라면 친구고, 갑을관계라면 갑을 관계처럼 보이는... 꼬붕관계?일 수도 있는 한쪽에만 치우친 친구 관계다. 이런 관계는 한쪽(꼬붕)에서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불만을 이야기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갑 친구도 화가날 수도 있다.
갑 : 야! 불만이 있으면 바로바로 말해야지! 왜 너 혼자 손절을 쳐?
을 : 야! 니가 한 행동을 봐 우리가 친구냐? 막대하는게 친구야?
사람은 다르다.
어느 누군가는 막대하는게 편함의 표시이자 친근함의 증명이다. 또 어느 누군가는 배려하는게 편함의 표시이자 친근함의 증명이다. 내가 살아가며 느낀건 그냥 막대하고 싶은 것 뿐이지 결코 막대하는건 편함의 표시가 아니다. 나도 그렇다. 막대하는 친구는 친구가 아니라고 스스로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나는 죽마고우와 손절을 했던 것 같다. 편안하다. 더이상 막대함을 당하는, 감정쓰레기통이 된것에 대해 스스로 불만이 쌓이거나, 그 관계를 억지로 잡기 위해 귀찮게 '말'을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
죽마고우는 어린시절 대나무로 만든 말을 타면서 놀았던 친구라는 의미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나는 그렇다. 같이 놀때 그냥 재밌는 친구보단.. 그냥 그 자체를 이해하고 상대를 배려해가며 성숙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좋은 친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 살아가며 친구의 수가 늘어나는 상황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것보단 관계의 깊이가 세월이 지날 수록 깊어지는 그런 친구, 선후배를 많이 만나면 인생이 조금은 더 윤택해지지 않을까? 그런생각을 하게 된다. - 퇴근길 1호선 지하철에서728x90반응형'정리 > 일단 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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