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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열하게 산다는 것
    정리/일단 쓰자 2022. 5. 2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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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열하게 치맥 먹고 싶은 날

    어린 시절 운동회에서 손등에 도장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달리던 나의 모습이 기억난다. 도장을 받으면 얻게 되는 공책과 연필들을 가지고 운동회가 끝날 때 쯤 혼자 스스로 뿌듯해하며 집으로 향했었다. 그때부터였나보다 치열하게 경쟁해서 얻게 되는 선물의 맛을 깨닫게 된게.

    치열하게 살다보면 기쁨의 순간이 오곤한다. 혼자든 타인과의 경쟁이든 그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상을 얻게 된 그 순간은 솜사탕처럼 달콤하다. 하지만 달콤한 순간을 만끽하는 건 솜사탕과 같이 맛을 보는 순간 사라지고, 결국은 빠르게 사라진 솜사탕처럼 새로운 달콤함을 얻기 위해 또다시 달리게 된다. 어느덧 그렇게 치열함이 당연한게 되어간다.

    탕탕!

    불과 몇개월 전 까지만해도 치열하게 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의문이 들었었다. 왜 저렇게 살지? 라는 오만한 생각에서 시작된 잘못된 시각이 잡혔던 것 같다. 내 주제에 남의 인생을 평가를 하다니.. 참 어리석은 나였던 것 같다. 얼마전 봤던 드라마 갯마을차차차 홍두식(김선호)의 대사에서 이런 말이 있었다. 정확한 문구는 아니지만 대략 이렇다.

    "인생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지가 않아… 평생이 울퉁불퉁 비포장도로인 사람도 있고 죽어라 달렸는데 그 끝이 낭떠러지인 사람도 있어”

    각자의 인생이 있고, 각자의 삶이 있어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 뿐인데, 치열하지 않다해 그 사람을 나쁘게 평가하는 참 어리석은 나였다. 인생의 길을 달리다 낭떨어지를 발견하고 더이상 치열하지 않게된 분, 인생의 긴 여정이 계속 울퉁불퉁해서 치열함자체가 어려운 사람.. 등 인생은 다 다르고, 불공평하다.

    운동회때 빨리달린다고 운동화를 벗고 뛰곤 했다. 그러다 결승선 앞에서 땅에 널부러져있는 돌을 밟고 넘어져서 순위권에 못들었던 기억이 있다. 치열하게 달린 결과가 고작 꼴찌라니.. 그렇게 어린 나는 엉엉 눈물을 보였었다. 요즘은 참 그런 일들이 잦다. 열심히 달릴 뿐인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생기는 돌뿌리들로 치열함이 지침으로 점점 변해간다. 다 커서 엉엉 눈물을 보이기도 먹쩍고, 그렇다고 넘어졌다고 앉아 있을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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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치열하게 산다는 것이 그저 내 열정을 빨리 소모하는 게 아닐까 의문이 든다. 그리고 365일 죽을때까지 치열하게 살아가기엔 생각보다 삶에서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는게 꽤나 잦고, 이 돌뿌리들은 개개인에게 주어진 열정의 총량을 빠르게 소모하게 만든다. 그렇게 우린 또 지쳐간다.

    하지만 인간은 어리석다. 아마 결국 나는 다시금 치열하게 살게 될거다. 돌뿌리가 있음에도 나는 또 치열하게 될거다. 슬프게도 달리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 넘어지면 차분하게 일어나서 걷고, 약이 필요하면 사랑하는 부인과 가족, 그리고 죽마고우들에게 약좀 달라고 부탁을 하자.

    치열함에 지친 나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적당히 해도 세상 살아갈 수 있으니까, 하다가 지치면 그냥 망쳐버려! 그리고 다시 하면되!'라고 응원하고 싶다.

    - 퇴근길 1호선 지하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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